An online project about the Sewol Ferry Disaster (2014) and the contestation of memory in South Korea
Slought is pleased to announce "Sinking under the dark sea," an online project about the Sewol Ferry Disaster (2014) and the contestation of memory in South Korea. The Sewol sank beneath the Yellow Sea in April 2014, killing 304 passengers including 261 high school students on their way to a field trip. A year after the tragedy, four designers and 59 illustrators of children's books came together in collaboration and published the Yellow Book, a graphic novel that documents the disaster and its aftermath. This online project, which has been organized in the months leading up to the third anniversary of the disaster, features a new English-language translation of this publication. In so doing, Slought seeks to support the collective by introducing their work to new audiences and contribute to ongoing efforts of remembrance and memorialization.
Since the events of April 2014, public understanding of the Sewol disaster in Korea has emerged at the intersection of two discrete sets of memories—the "official" and the "vernacular." According to the historian John Bodnar, official memory is often shaped by governmental and corporate elites "for the purpose of stabilization of the status quo" and in order "to foster patriotism and civic duty." In the case of the Sewol, the government has sought to influence both the memory and understanding of the disaster with the help of mainstream media. Unsupported and at times even fabricated aspects of the disaster have circulated which downplay the scale of the calamity and conceal the government's incompetence in handling the crisis. In this "official" reconstruction of the truth, the victims of the Sewol register as anonymous statistics, as numbers of lives lost.
In so doing, the victims are dematerialized and disembodied, at once inhibiting individual empathy and producing, on a societal level, a general affect of apathy. This approach, which resembles the Government's earlier response to the Jeju Massacre (1948-54) and the Gwangju Democratization Movement (1980), has enabled the government to define the Sewol as a surmountable tragedy and to urge the nation to move on, thus interrupting the process of mourning altogether. This tendency can be contrasted with vernacular responses to the Sewol disaster, in which the victims are remembered as discrete individuals whose traumatic loss has caused untold pain and mourning. Here the victims are represented not as anonymous figures but rather as daughters, sons, parents, and friends. The ethical imperative to mourn and to remember thus takes precedence over the government's admonishment to come to terms with the disaster.
Three years later, the Korean public remains divided on basic questions concerning what happened during the disaster, how the disaster should be remembered, and the importance of governmental transparency. What happens to the memory of the Sewol in this landscape of distrust, when testimony itself is contested? How has this struggle over who controls the memory of the disaster affected individual processes of mourning? How can art help us contest this instrumentalization of loss? "Sinking under the dark sea" seeks to respond to these questions and make legible this contestation of memories, with the hope that this project comforts those in mourning and supports greater understanding of the disaster within South Korea and abroad.
Slought Foundation의 "Sinking under the dark sea (검은 바다에 침몰하다)"는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그로부터 파생된 기억의 문제를 다루는 온라인 프로젝트이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진도 서해안에서 침몰하였으며 이 사고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단원고 고등학생 261명을 비롯하여 304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 혹은 실종되었다. 참사 1년 후, 59명의 어린이 책 일러스트레이터들과 4명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사고 당일과 그 후, 한국 사회에서 세월호를 둘러싸고 일어난 사회적, 정치적 사건들을 연대기 순으로 담은 노란책: 416 세월호 그후.. (이하 노란책)를 발간하였다. "Sinking under the dark sea (검은 바다에 침몰하다)"는 이 노란책의 영문 번역 및 온라인 발간을 통해 다국적 관객들에게 노란책을 소개하고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기억과 추모에 동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고가 발생한 2014년 4월 이후, 한국에서 세월호에 대한 기억은 공식기억 (official memory) 과 일상기억 (vernacular memory) 사이의 교집합 속에서 형성되고 전승되었다. 역사학자 존 보드너는 공식 기억을 정부와 지배적 엘리트들에 의해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리고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시민의 의무를 함양하기 위하여" 형성된 기억이라고 정의하였다. 세월호의 경우, 공식기억은 정부에 의하여 형성되고 주류 미디어를 통하여 구체화되어 세월호 사건을 이해하는 지배적인 틀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이 공식기억은 세월호 사고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을 감추는데 주로 기능하였다. 근거없고, 때로는 날조된 자료들은 주류 미디어를 통해 검증없이 보도되어 세월호 사건을 축소하고 왜곡하는 공식기억의 형성에 일조하였다.
특히, 공식기억의 형성 과정에서 세월호의 사망자들은 주체적 개별자가 아닌 익명의 숫자로 치환되었다. 이를 통해 이루어진 사망자에 대한 심리적 거리 두기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사망과 상실에 대하여 깊이있는 공감을 방해하였다. 광주 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비극과 이에 대한 기억의 생산 과정이 증명하듯, 희생자에 대한 공감이 부재한 국가 행정은 비극을 극복 가능한 과거로 치환하고 현 정부가 국민에게 미래 지향적 태도를 강요할 수 있는 매개로 작용한다. 정부가 형성한 공식기억 속에서 세월호는 넘어서야 할 비극적 과거로 치부되며 추모와 목도의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반면, 세월호에 대한 일상기억 속에서 피해자들은 누군가의 딸, 아들, 부모, 그리고 친구 등의 구체적 개별자의 모습으로 남아 그들의 상실에 대한 강한 심리적 고통을 불러 일으킨다. 보드너는 일상기억을 "가장 직접적으로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로부터 파생된 일반인들의 기억이라고 정의한다. 일상기억의 소유자들에게는 사건에 대한 재고, 사고 원인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그리고 명백한 진상 규명이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보다 중요하다. 또한, 보드너는 일상기억이 일차적 경험으로부터 파생되는 직접적 성격으로 인해 해당 사건에 대하여 상대적 정확성 및 진실성을 갖는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의 경우, 일상기억이 진실성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주류 미디어의 외면과 제한적인 전달 매체 속에서 공식기억만큼의 광범위한 파급력을 가지지 못하였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되어가는 오늘날, 세월호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여전히 공식기억과 일상기억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다. 상이한 기억들간의 지속적인 충돌 속에서 416 세월호 노란책은 일상기억을 기록하고 공식기억의 허위를 고발하기 위하여 제작되었다. 각 페이지는 우선 세월호에 대한 공식기억들을 서술하고, 이를 생존자와 사망/실종자 가족들의 일상기억과 이미지를 통해 반박한다. 즉, 노란책은 세월호를 중심으로 형성된 일상기억에 구체적 목소리를 부여하고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작가들의 발언을 이미지로 엮어낸 결과물이다.
노란책을 만든 64명의 디자이너와 작가들은 저작권을 포기하고 그들을 이미지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배포하였다. 덕분에 노란책의 이미지와 글은 영상, 출판물 등으로 재생산되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었다. 노란책을 통해 이루어진 이미지의 재창조 및 메시지의 광범위한 순환은 독일의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논의한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시킨다. 아도르노는 그의 저술 Aesthetic Theory에서 예술이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반영적인 매체라고 주장하였다. "예술은 사회에 대한 사회적 반대 기제이지 파생물이 아니다"라는 발언에서 볼 수 있듯, 아도르노는 예술이 그를 둘러싼 사회적 상황으로부터 유리될 수 없음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아도르노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감시라고 정의하였다. 예술가가 작품을 위해 어떠한 주제에 집중하였고 어떤 기술과 장치를 통해 이를 구현하였는가는 그가 사회에 대하여 가진 태도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동의 생산물로 매체의 경계 없이 재생산되고 전파된 노란책은 지배권력의 공식기억에 맞서기 위해 일상기억의 소유자 및 재생산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저항의 수단이었다.
Slought Foundation은 온라인 프로젝트 "Sinking under the dark sea (검은 바다에 침몰하다)"를 통해 세월호를 중심으로 한 일상기억의 생산과 전파에 기여하고 세월호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선명히 하기 위한 노력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또한 영문 번역된 노란책의 내용이 온라인 전시라는 플랫폼을 통해 국가과 민족을 넘어선 공감과 연대를 형성하기를 기대한다.